신현상
| 두 분 모두 젊은 나이에 비영리 조직을 운영하며 ‘만약에 내가 이 조직을 떠나면 누군가 이어서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호영 설립자님은 이미 그런 결정을 하고 십시일밥을 다음 운영진에게 넘긴 케이스이기도 하고요. 일종의 후계 과정에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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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영
| 십시일밥의 경우 처음엔 조직이 39명 정도였지만, 참여 대학이 10개를 넘어서니 봉사자들만 200명이 넘었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조직 구조를 바꾸어 이사회를 두었습니다. 그러다 25개 대학을 넘어서니 이제 이사진 25명을 한자리에 모으는 일도 어려워지더군요.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에 그다음 단계인 독립을 선택했습니다. 중앙에서는 회계나 법적인 문제만 관리하고 각 현장에서 운영과 식권 전달까지 모두 자치적으로 운영하게 하자 그제야 시스템이 돌아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정 과정에서 9개 대학교가 이탈했습니다. 이러한 구조 조정을 거쳐 비로소 운영할 만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서야 누군가 이 업무를 나 대신 맡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후임 대표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이 아니라 신념과 꿈이었습니다. 아무리 잘 구축된 시스템이 있다 해도 사건 · 사고는 늘 있게 마련이고, 새벽에라도 일어나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산재해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선 꿈이 없으면 버티기 힘들죠. 능력보다는 이 분야에서 하고자 하는 것, 이루고자 하는게 있는 사람, 확실한 꿈과 비전이 있는 사람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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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재
| 저는 토킹포인츠를 시작할 때 5년 정도 해보고 승계 계획(Succession Planning)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현재도 지금으로부터 5년 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타임라인이 계속 늦춰지는 거죠. 함께 에코잉 그린 펠로십을 한 친구들 또한 현재까지는 100% 모두 스스로 시작한 기관을 여전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 목표는 제가 자리를 비웠을 때 ‘운영이 되는지 보자’입니다. 그런 목표부터 시작해 천천히 승계를 준비한다는 계획이죠. 저희가 처음 창업을 할 때는 올라운더(All-rounder) 라고 불릴 만큼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을 써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문가를 기용하고, 이 사람이 나가도 누군가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게 향후 2~3년 동안 저희의 우선 과제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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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상
|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20년 후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어떠할지 두 분께 한번 여쭤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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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재
| 저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데요, 모든 사람이 교육에 접근 가능한(Accessible)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이나 이민자 가정이나 저소득층이나 어디서 태어났든, 어떤 성별을 가지고 있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미래 말이죠. 계획은 없지만 꿈은 있는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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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영
| 저는 싫증을 좀 빨리내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계속 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변화는 반드시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대표든 대표가 아니든, 또 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거기서도 열심히 계속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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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상
| 어떻게 보면 여기 참석하신 분들 모두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소셜 이노베이터로서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활동 중인 분들인데요, 마지막으로 같이 나누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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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재
| 일단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 하나는 협력이 정말 중요하며, 그런 협력으로 가득한 생태계 (Ecosystem)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고민해야 합니다. 생태계에 내가 어떤 방식으로 기여(Contribute)할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게 도울지 고민하는 그런 상호 지원(Mutual Support)의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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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영 | 제가 여기 계신분들에게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닌 것 같고요. 학생들이 저를 찾아올 때 하는 말로 의견을 대신 하겠습니다. 학생들이 제게 찾아와 ‘이 길로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하고 물어보면 저는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사회혁신에 대한 마인드셋이 되어 있는 것이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소셜 벤처를 만들어 매출 10억 원을 달성하고 1억 원 가치의 사회적 임팩트를 발생시킬 수도 있지만, 네가 대기업 구매팀에 갔는데 그 구매팀에서 중소기업에 많은 일을 주어 그 중소기업의 고용을 살리면 그 임팩트는 100억, 1,000억 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어떤 게 자신에게 맞는지 생각해보라고 기회를 주는 거죠. 저는 일종의 동종교배라고 생각하는데, 소셜 이노베이터들이 자기들끼리만 계속 소통하는 것, 자기들만의 그룹을 조금씩 키워나가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원이 되거나 고위 공무원이 되어 그 위치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취약 계층을 위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사회가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들 모두가 소셜 이노베이터가 되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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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상 | 두 분 모두 명쾌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2월 아쇼카 익스체인지 컨퍼런스에 갔었는데, 그때 기조연설을 한 분이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더군요. “4~5년 전만 해도 우리가 사회혁신을 얘기하면 소셜 벤처를 만들고 창업하는 것을 교육 목적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게 아니라 정치든 언론이든 경제든 문화든 굉장히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이런 사회혁신의 사고방식을 길러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협력해서 이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 또 그들이 다시 사회에 나가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회 혁신의 중심이 될 것이다”라고요. 우리 모두가 이런 변화를 같이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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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새로운 도전에 날개를 다는 방법
청년 Social Innovator를
성장시키는 협력 방식
한 명의 소셜 이노베이터가 궤도에 오르기까지 과연 얼마나 많은 조력이 필요할까. 학교 안에서 시작된 작은 아이디어를 싹 틔워 든든한 비영리조직으로 성장시킨 청년 소셜 이노베이터 2명을 한자리에 모아 그들의 성장을 도운 협력과 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담자
임희재 | 토킹포인츠 대표
이호영 | 십시일밥 설립자
진행자
신현상 |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 선 비영리 조직
Social Innovator의 성장을 돕는 지원 방식
수익 모델과 사회적 가치 사이의 균형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청사진
QnA
Q. 비영리를 선택한 이유와 직접 현장에서 느낀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비영리 조직의 가장 큰 장점은 좀 더 미션에 충실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광고나 홍보에서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임희재 토킹포인츠 대표
Q. 후계 과정에서 어떤 고민과 생각을 갖고 있었나요?
현장에선 꿈이 없으면 버티기 힘듭니다. 능력보다는 이 분야에서 하고자 하는것, 이루고자 하는게 있는 사람, 확실한 꿈과 비전이 있는 사람을 선택 했습니다.
이호영 십시일밥 대표
Q. 소셜 이노베이터로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요?
협력이 정말 중요하며, 그런 협력으로 가득한 생태계 (Ecosystem)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고민해야 합니다. 생태계에 내가 어떤 방식으로 기여(Contribute)할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기여 할 수 있게 도울지 고민하는 그런 상호 지원(Mutual Support)의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임희재 토킹포인츠 대표